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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서울고등법원 2003나80507(본소),2003나82824(반소) 판결
선고일 2005-06-15
내용

서울고등법원 2005. 6. 15. 선고 2003나80507(본소),2003나82824(반소) 판결

[손해배상(기)·채무부존재확인등][미간행]

【전 문】

【원고(반소피고), 피항소인】현대해상화재보험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율촌 담당변호사 문일봉)

【피고(반소원고), 항소인】파산자 현대생명보험 주식회사의 파산관재인 양상훈외 1인

【변론종결】

2005. 3. 2.

【제1심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03. 10. 24. 선고 2002가합70827 판결

【주 문】

1. 피고(반소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제기된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중 채권부존재확인청구 및 원고(반소피고)의 파산자 현대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파산채권에 관한 서울지방법원 2001하247호 파산사건의 배당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각하한다.

3. 당심에서 제기된 반소청구에 기하여, 원고(반소피고)의 파산자 현대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파산채권에 관한 서울지방법원 2001하247호 파산사건의 채권표에 기한 강제집행은 13,512,891,684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한다.

4.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5.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본소, 반소를 통하여, 그 2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등】

1. 청구취지

본소 :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 사이에서 원고가 파산자 현대생명 주식회사에 대하여 4,167,319,285원을 초과하여 6,760,805,284원의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6,284,444,496원 및 이에 대한 2002. 6. 3.부터 2003. 5. 31.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반소 : 원고의 파산자 현대생명보험 주식회사에 대한 서울지방법원 2001하247호 파산사건의 채권표 및 배당표상 원고의 파산채권 중 1,294,053,629원을 초과하는 부분은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고, 위 채권표 및 배당표에 기한 강제집행은 1,294,053,629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한다(피고는 당심에 이르러 반소를 제기하였다).

2. 항소취지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3. 가지급물반환신청취지

원고는 피고에게 7,172,014,671원 및 이에 대한 2003. 11. 14.부터 이 사건 가지급금반환신청서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내지 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2, 3, 을 제1, 2, 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3, 을 제5호증, 을 제7 내지 12호증, 을 제13호증의 1, 2, 3, 을 제14, 16호증, 을 제18, 19, 21호증의 각 1, 2, 을 제22, 23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가. 조선생명보험 주식회사 인수와 현대생명보험 주식회사의 출범

(1) 국내 생명보험회사들에 대한 구조개선작업의 일환으로 조선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조선생명이라 한다)는 1999. 11. 3. 금융감독위원회에 의하여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되어 1999. 11. 11. 기존 주식이 모두 소각되었고, 예금보험공사가 조선생명에 1999. 11. 10. 30,000,000,000원, 1999. 12. 29. 69,300,000,000원을 각 출자하여 조선생명의 100% 주주가 되었다.

(2) 원고, 현대기업금융 주식회사, 울산종합금융 주식회사, 현대캐피탈 주식회사, 현대증권 주식회사(이하 투자자라 한다)는 조선생명과 한국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한국생명이라 한다)를 인수하여 조선생명을 한국생명에 흡수합병시키기로 하고, 1999. 10. 30. 금융감독위원회와 사이에 조선생명의 인수에 관한 양해각서를 작성한 후 2000. 1. 11. 금융감독위원회에 인수·합병 계획을 신고하였으며, 2000. 1. 12. 위 신고가 수리되었다.

(3) 인수에 앞서 투자자와 예금보험공사는 부실의 척도가 되는 순자산 부족분을 확정하기 위하여 각기 회계법인에 의뢰하여 1999. 9. 30.을 기준으로 조선생명의 자산·부채에 관한 면밀한 실사를 벌였고, 그 실사 결과와 위 양해각서 등을 기초로 하여 투자자를 대표한 현대증권 주식회사는 2000. 1. 12. 예금보험공사 및 금융감독위원회와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조선생명 인수에 관한 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조선생명 인수계약이라 한다).

(가) 제2조(조선생명의 재무상황에 관한 확인) : 예금보험공사와 현대증권 주식회사는 조선생명의 1999. 9. 30.(이하 기준일이라 한다) 현재 순자산 부족분이 233,160,000,000원임을 확인한다.

(나) 제3조(예금보험공사의 출자) : 예금보험공사는 2000. 1. 13. 이전에 116,580,000,000원(제2조 기재 순자산 부족분의 50%)에서 양해각서 체결 이후부터 본 계약 체결일까지 사이에 행하여진 출자액 99,300,000,000원을 차감한 금액을 조선생명에 출자하고, 조선생명이 취득한 예금보험기금채권의 평가는 공정가치(이 경우 공정가치 산출 기준일은 출자완료일로 한다)를 기준으로 하고 공정가치와 액면가치의 차액은 제7조 제5항의 정산시 반영한다.

(다) 제4조(출자지분의 양도) : 예금보험공사는 기 출자분을 포함하여 제3조에 따라 조선생명에 출자하여 취득한 조선생명의 주식 전부를 2000. 1. 14. 투자자에게 1,000원에 매도하고 그 주권 전부를 교부하며 투자자는 이를 즉시 인수한다. 예금보험공사는 출자완료일 이후 주식양도의 효력 발생시까지 투자자가 예금보험공사의 주주권을 대리행사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

(라) 제5조(투자자에 의한 출자) : 투자자는 제4조에 따른 조선생명의 주식 전부를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인수함과 동시에 116,580,000,000원(제2조 기재 순자산 부족분의 50%)을 조선생명에 전액 현금으로 출자한다(이를 출자완료라 하고 출자가 완료된 날을 출자완료일이라 한다).

(마) 제6조(한국생명과의 합병) : 투자자는 조선생명과 한국생명의 합병을 제5조에 의한 출자완료일 후 3개월 이내에 완료한다(후략).

(바) 제7조(추가손실보전) : ① 투자자가 출자완료일 현재의 조선생명의 대출자산에 대하여 추가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관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2000. 1. 1.부터 출자완료 1년 이내에 정상 또는 요주의 이상의 조선생명의 대출자산이 고정 이하로 분류되는 경우 이에 해당하는 손실금액, ② 투자자가 양해각서에 따른 실사과정에서 계약의 사실관계 등을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최대한 조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서 출자완료일 이전에 조선생명이 이면계약에 의하여 고금리확정수익을 보장한 것으로 인하여 2000. 1. 1.부터 출자완료 1년 이내에 소송이나 민원에 대하여 조선생명의 지급책임이 확정된 금액, ③ 출자완료일 이전에 발생한 소송사건과 민원으로 출자완료일 이후 1년 이내에 조선생명의 지급책임이 확정되는 경우의 해당금액, ④ 별첨의 추가손실보전사항에 따라 출자완료일 이후 1년 이내에 지급되는 해당금액 및 ⑤ 기준일(1999. 9. 30.)로부터 1999. 12. 31.까지의 재산의 증감에 의하여 확정되는 금액 각각에 대하여 예금보험공사와 투자자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사) 제7조 후단 : 상기 ① 내지 ④항의 경우 예금보험공사 부담액은 현금 또는 예금보험기금채권으로 보전하며, 대출자산을 제외한 추가손실에 대해 투자자가 지급한 금액은 지급시점부터 정산시점까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이자율을 적용하여 보전하고, ⑤항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의 부담액은 출자완료일 이후 3개월 이내에 현금 또는 예금보험기금채권으로 보전한다. 투자자가 인수하게 되는 예금보험기금채권의 평가는 제3조에 따라 산출한다. 상기의 추가손실보전의무를 제외하고 예금보험공사는 출자완료일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서 실사과정에서 발견되지 아니한 부외부채, 우발채무 등 어떠한 채무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투자자는 예금보험공사를 포함하여 정부 혹은 여하한 정부기관에 대하여 위와 관련된 여하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 추가손실보전사항과 관련한 세부적인 사항은 예금보험공사와 투자자간의 별도의 협의에 의하여 결정한다.

(4) 그 후 조선생명 인수계약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와 투자자는 순자산 부족분의 50%에 해당하는 116,580,000,000원을 각 출자하였고, 투자자는 2000. 1. 14. 예금보험공사로부터 조선생명의 주식 전부를 양도받았다.

(5) 투자자는 2000. 1. 14. 한국생명의 주주들로부터 한국생명의 주식 전부를 양도받았다.

(6) 한국생명은 2000. 1. 14. 조선생명과 사이에 합병계약을 체결하고, 금융감독위원회의 인가를 받아 2000. 2. 29. 조선생명을 흡수합병함과 동시에 현대생명보험 주식회사(이하 현대생명이라 한다)로 명칭을 변경하였다(투자자 중 원고의 지분비율은 9.9%였다).

(7) 2000. 5.경 회계법인의 정산 결과 1999. 9. 30.부터 1999. 12. 31.까지 조선생명의 추가 순자산 부족분이 22,101,570,396원임이 밝혀졌고, 예금보험공사는 2000. 7. 14. 위 추가 순자산 부족분의 50%에 해당하는 11,050,785,198원을 부담하였다.

나. 현대생명의 파산과 원고의 파산채권 확정

(1) 현대생명의 경영상태가 어려워지자 금융감독위원회는 2000. 11. 24. 경영개선명령을 하고 2001. 1. 11.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한 다음 2001. 3. 2. 영업정지 3개월의 처분을 내렸으며, 2001. 4. 13. 예금자 보호 등을 위한 조치로서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를 인수금융기관으로 하는 계약이전결정을 하였다.

(2) 서울지방법원은 2001. 10. 17. 2001하247호 사건에서 현대생명에 대하여 파산선고를 하면서 양상훈, 김용운을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하고 채권신고기간을 2001. 11. 14.까지, 채권자집회 및 채권조사기일을 2001. 11. 29.로 각 정하였다. 위 법원은 2002. 3. 27. 파산관재인 김용운의 사임을 허가하고 예금보험공사 직원 윤수혁을 새로운 파산관재인으로 선임하였다.

(3) 한편 원고는 1992. 3. 31.경 한국생명과 사이에 원고의 종업원들을 피보험자로 하는 종업원단체퇴직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2001. 3. 31.까지 8회에 걸쳐 정산보험료 합계 17,348,677,445원을 납입하였는데, 대주주인 현대그룹의 부실책임을 추궁하기 위하여 현대그룹 관련사(현대그룹 계열사,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원고)의 예금자보호 대상이 아닌 법인보험계약 및 대출채권에 대해서 계약이전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결정됨에 따라 위 보험계약도 대한생명보험 주식회사에 이전되지 못하고 현대생명에 대한 파산채권으로 남게 되었다.

(4) 그리하여 원고는 2001. 7. 12. 노동조합의 동의를 얻어 현대생명에 보험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다음 보험료원리금채권 17,348,677,445원을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으로 신고하였고, 2001. 11. 29. 열린 제1회 채권자집회 및 채권조사기일에서 파산채권을 조사한 결과, 원고가 신고한 위 채권 중 일부는 원고가 현대생명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던 임차보증금반환채무와 상계되고 나머지 16,386,157,340원이 우선권 있는 파산채권으로 확정되어 채권표에 기재되었다.

다. 파산관재인의 상계 및 원고에 대한 배당

(1) 현대생명의 파산관재인은 위 채권표에 기하여 배당에 참가시킬 채권액은 233,635,274,373원(원고의 파산채권 16,386,157,340원 포함), 배당금액은 123,000,000,000원, 예상배당률은 우선권이 있는 채권의 경우 52.424%로 하는 내용의 배당표를 작성하여 2002. 4. 18. 위 법원에 제출하면서 제1회 중간배당허가를 신청하여 허가를 받고, 2002. 4. 25.자 매일경제신문 및 2002. 5. 3.자 관보에 위와 같은 내용으로 제1회 배당을 실시한다는 배당공고를 하였다.

(2) 그 후 파산관재인은 2002. 5. 17. 현대생명이 조선생명 인수계약에 따라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추가출자금채권 11,050,785,200원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원고의 파산채권 16,386,157,340원을 수동채권으로 하며, 수동채권의 이행기인 2002. 1. 17.을 상계적상일로 하여 대등액인 11,050,785,200원을 상계함을 허가해 줄 것을 신청하여, 위 법원으로부터 2002. 5. 18. 허가를 받았다.

(3) 파산관재인은 2002. 5. 23.경 원고에게, 원고를 포함한 투자자는 조선생명 인수계약에 의하여 연대하여 파산자에게 추가출자금 11,050,785,198원 및 이에 대한 상계적상일까지의 지연손해금 1,168,052,857원의 합계 12,218,838,055원을 지급할 채무가 있으므로, 파산자의 원고에 대한 위 추가출자원리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확정된 원고의 파산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대등액인 12,218,838,055원을 상계한다고 통보하였다.

(4) 파산관재인은 2002. 5. 24. 배당표에 대한 공고 후 3주간의 이의기간이 경과하였으므로 배당표가 확정되었다고 하면서 배당률 결정 허가신청을 하였는데, 위 신청 당시 첨부한 배당표는 공고된 배당표와 달리 위 상계처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배당에 참가시킬 채권액이 221,416,436,318원(233,635,274,373원 - 12,218,838,055원), 그 중 원고의 채권액이 4,167,319,285원(16,386,157,340원 - 12,218,838,055원), 우선권이 있는 채권의 배당률이 55.331%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위 법원은 2002. 5. 27.경 위 신청을 허가하였다.

(5) 파산관재인은 2002. 5. 30.경 원고에게 2002. 6. 3. 원고의 배당참가채권액 4,167,319,285원에 대하여 배당률 55.331%를 적용한 배당금 2,305,834,627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배당통지를 하였으며, 원고는 상계의 효력 등에 관한 이의를 유보하고 위 제1회 중간배당금을 수령하였다. 그 후 원고는 역시 이의를 유보하고 제2회 중간배당금 567,431,029원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파산관재인은 제4회 중간배당부터 확정된 원고의 파산채권 16,386,157,340원 전액을 배당참가채권액으로 하여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라. 기타

(1) 공동파산관재인 양상훈, 윤수혁 중 윤수혁이 2003. 4. 25. 사임하고 예금보험공사 직원 김대원이 선임되었다가 김대원이 2003. 12. 11. 사임하고 역시 예금보험공사 직원인 한창환이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되었다.

(2) 원고는 2001. 1. 11.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된 현대생명의 대주주라는 이유로 신규 보험영업에 관한 인허가를 제한받게 되자, 그러한 불이익을 면제해 주는 조건으로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한 ‘부실금융기관 대주주의 경제적 책임 부담기준’을 이행하기로 하고 2004. 3. 30. 위 기준에 따른 경제적 책임 순부담금(부담규모 : 부실금융기관의 순자산 부족액 × 1/2 × 대주주지분율) 9,360,846,000원을 예금보험공사에 무상출연하였다.

2. 본소청구

가. 심판범위

원고가 제1심에서 본소로서 파산채권확인청구 및 손해배상금청구를 하여 파산채권확인청구는 각하되고 손해배상금청구는 전부 인용되었는데, 이에 대하여 피고만이 항소하였으므로 본소청구 중 손해배상금청구만이 당원의 심판대상으로 된다.

나.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는 피고가 원고의 확정된 파산채권에 대한 자동채권으로 내세우는 현대생명의 원고에 대한 추가출자금채권은 존재하지 않고, 설령 자동채권이 존재하여 상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채권의 소멸을 인정받기 전에는 확정파산채권을 배당에서 제외할 수 없는 것임에도 파산관재인이 원고의 파산채권 중 일부에 대하여만 배당한 것은 불법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조선생명 인수계약에 의하여 원고는 현대생명에 대하여 추가손실보전의무를 지므로 파산관재인이 한 상계는 적법하고, 만약 원고의 파산채권 일부에 대하여 배당하지 않은 것이 잘못이어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면 현대생명의 추가출자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가 가지게 되는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한다.

다. 판단

(1) 추가손실보전의무의 존부

추가손실보전에 관한 조선생명 인수계약 제7조는 기준일로부터 1999. 12. 31.까지의 재산의 증감에 의하여 확정되는 금액(⑤항)을 비롯한 ① 내지 ⑤항의 금액에 대하여 예금보험공사와 투자자가 각각 50%씩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예금보험공사가 위 기간 동안 재산의 증감으로 인한 추가 순자산 부족분 중 50%를 부담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가) 제7조에 의하여 예금보험공사와 투자자가 각각 부담할 손실은 투자자가 대출자산에 대하여 추가부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의에 따라 성실하게 관리하였음에도 정상대출 등으로 분류되었던 자산이 부실대출로 분류되는 경우의 손실금액(①항), 투자자가 인수를 위한 실사과정에서 최대한 조사하였음에도 발견하지 못한 고금리확정수익 보장계약에 의하여 대상회사의 지급책임이 확정된 금액(②항) 등과 같이 투자자로서는 책임이 없고 예측하지 못한 손실로서 대부분 투자자의 인수 전에 부실의 원인이 발생한 손실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며, 또한 인수계약 제3조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의 출자로써 조선생명이 취득한 예금보험기금채권은 공정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하여 액면가치와 차액이 발생하면 제7조 ⑤항의 정산시에 반영하도록 하였는데, 채권의 액면가치가 공정가치에 미달하여 생기는 손실 역시 투자자에게는 책임이 없고 그 채권을 액면가치로 출자한 예금보험공사 쪽에 책임의 원인이 있는 것이고, (나) 인수계약 제7조 후단에서는 ‘① 내지 ④항의 경우 예금보험공사 부담액은 현금 또는 예금보험기금채권으로 보전하며, 대출자산을 제외한 추가손실에 대해 투자자가 지급한 금액은 지급시점부터 정산시점까지 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의 평균이자율을 적용하여 보전하고, ⑤항의 경우 예금보험공사의 부담액은 출자완료일 이후 3개월 이내에 현금 또는 예금보험기금채권으로 보전한다. 투자자가 인수하게 되는 예금보험기금채권의 평가는 제3조에 따라 산출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상기의 추가손실보전의무를 제외하고 예금보험공사는 출자완료일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서 실사과정에서 발견되지 아니한 부외부채, 우발채무 등 어떠한 채무에 대해서도 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 투자자는 예금보험공사를 포함하여 정부 혹은 여하한 정부기관에 대하여 위와 관련된 여하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규정하여 예금보험공사에 대하여는 추가손실보전의 이행시기와 방법에 관하여 상세하게 밝히면서 나아가 예금보험공사가 투자자에게 보전책임을 지는 채무 등 손실의 범위를 제한하고 보전을 약정하지 않은 손실에 대해서는 그것이 비록 투자자가 예측하지 못하고 책임이 없는 추가손실이라 하더라도 예금보험공사 등에 대하여 책임을 묻지 못한다는 취지를 명백히 하고 있는 것임에 반하여, (다) 투자자의 추가손실보전에 관하여는 그 이행시기나 방법 등에 대하여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약정사항 이외에 실사과정에서 발견되지 아니한 부외부채, 우발채무 등의 손실에 대한 투자자의 책임에 관하여도 규정한 것이 없다(투자자가 회사인수를 위하여 이행할 원래의 출자의무에 관하여는 전액 현금으로 주식인수와 동시에 지급하도록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인수계약 규정의 개별적 문언이나 전체적인 맥락 및 그 내용을 추가손실보전을 약정하게 된 경위와 목적에 비추어 살펴보면, 금융감독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는 투자자와 사이에 조선생명 인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순자산 부족으로 인한 부실상태를 해소한 채 인수시키기 위하여 1999. 9. 30.을 기준으로 조선생명의 재무상황을 확인하여 드러난 순자산 부족분 중 50%를 예금보험공사가 공적자금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50%를 투자자가 출자하기로 하되, 다만 자산 부족 정도를 파악하기 위한 실사과정에서 미처 발견되지 않았던 부외채무, 우발채무 등이 인수 후에 나타나고, 기준일 이후 투자자가 실제로 회사를 인수하기 전에 인수대상회사의 재산이 감소하면 이는 투자자가 예측하지 못한 손실로서 부실회사를 정상화하려는 인수 목적을 달성하는 데 방해가 되므로 그 추가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하는 한편 보전대상이 되는 손실의 범위와 보전비율을 명백히 규정함으로써 책임의 한계를 설정하기 위하여 추가손실보전에 관한 약정을 하였고, 투자자는 100% 지분소유자로서 순자산 부족상태가 해소되지 않아 발생하는 부실의 결과가 실질적으로 귀속되는 주체이고 특별한 약정이 없더라도 인수자이자 대주주로서 경제적 책임을 부담하게 됨과 함께 금융감독기관으로부터 인허가제한 등 공법상의 제재까지 받게 되므로, 예금보험공사가 보전하지 않는 나머지 50%의 추가손실이나 예금보험공사가 보전하지 않는 추가손실사항에 대하여는 그 보전조치를 스스로의 판단 하에 마련하여 실행할 것을 기대하여 예금보험공사와 50%씩 부담한다고 하였을 뿐 그 방법이나 이행시기, 책임 범위 등에 대하여 별도로 약정하지 않았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인수계약 제7조의 손실보전약정은 예금보험공사가 투자자를 위하여 지는 손실보전의무에 관한 것이라 할 것이고, 위 약정에 의하여 투자자가 추가손실을 보전할 구체적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 약정을 인수대상회사를 수익자로 하는 제3자를 위한 계약이라고 새길 수는 없다 할 것이며, 더구나 조선생명이나 현대생명은 계약당사자도 아니고 인수계약의 대상이 되는 지위에 있음에 불과하여 원고에 대하여 추가출자를 청구할 권리를 가지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피고는 예금보험공사 등을 대위하여 원고에 대하여 추가손실보전의무 이행을 구한다고도 주장하나, 피고가 피대위자에 대하여 어떤 피보전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따라서 현대생명이 투자자에 대하여 가지는 것으로 보고 파산관재인이 자동채권으로 삼은 추가출자금채권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2) 배당처리의 당부

채권조사결과를 거쳐 확정된 파산채권에 관한 채권표의 기재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고( 파산법 제215조), 확정채권은 배당표에 그대로 기재되어 파산배당을 받을 적격을 가지게 되므로 파산관재인이 파산재단 소속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파산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 채권조사를 거쳐 일단 확정된 채권은 상계에 의하여 소멸하더라도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소멸의 사유를 인정하는 판결을 얻지 않는 한 배당에 참가할 수 있는 자격을 상실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파산관재인은 원고의 파산채권 16,386,157,340원이 채권조사기일에 확정된 후 이를 포함한 233,635,274,373원을 배당에 참가시킬 채권액으로 하고, 예상배당률을 52.424%로 하는 배당표를 작성하여 제1회 중간배당공고를 마쳤고, 더구나 그 배당표가 경정됨이 없이 이의기간을 도과하여 확정되었으므로 파산관재인으로서는 추가출자원리금채권 12,218,838,055원이 존재한다고 판단하여 그로써 원고의 확정파산채권 16,386,157,340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일응 상계하였다 하더라도,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그 채권 소멸의 효력을 인정받기 전에는 원래의 확정채권 전액을 배당에 참가시킬 채권액으로 하여 원고에게 배당하여야 할 것임에도 원고의 배당참가채권액을 상계한 금액을 공제한 나머지 4,167,319,285원으로, 배당에 참가시킬 채권액을 233,635,274,373원에서 221,416,436,318원으로, 배당률을 52.424%에서 55.331%로 각 변경하고, 배당률 결정 허가를 받아 원고에게 배당참가채권액 4,167,319,285원에 대하여 배당률 55.331%를 적용하여 산출한 제1회 중간배당금 2,305,834,627원만을 배당한 것은 잘못이라 할 것이다.

(3) 소결

설령 파산관재인이 회계법인의 평가보고서나 현대생명의 회계장부상 추가출자금채권이 미수금채권으로 등재된 것 등을 근거로 채권이 존재한다고 믿고 상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파산관재인이 원고의 확정파산채권에 대하여 배당하면서 한 잘못은 파산채권 확정의 효력이나 배당절차 등에 관한 관계 법규를 잘 알지 못하거나 그 해석을 그르쳐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것으로 평가되므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할 것이고(피고는, 원고에게 상계통지를 한 후에도 상계가 무효가 되는 경우를 대비하여 상계한 금원을 별도로 관리하고 있으므로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다투나, 원고에게 배당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그에 해당하는 금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액은 확정파산채권을 배당참가채권으로 하여 배당받을 수 있었던 8,590,279,123원(16,386,157,340원 × 52.424%, 원 미만 버림)과 실제로 배당받은 2,305,834,627원의 차액에 해당하는 6,284,444,496원(8,590,279,123원 - 2,305,834,627원)이라 할 것이다.

파산재단에 관하여 파산관재인이 한 행위로 인하여 생긴 청구권은 재단채권이 되고( 파산법 제38조 제4호), 재단채권은 파산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이를 변제하되( 파산법 제41조), 파산채권보다 먼저 변제하여야 할 것이므로( 파산법 제42조), 결국 피고는 파산관재인의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무를 변제할 의무가 있다.

3.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이의의 소

(1) 피고는 원고의 파산채권은 현대생명의 원고에 대한 추가출자원리금채권 12,218,838,055원과 상계되어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고, 원고가 제1회 중간배당금 2,305,834,627원과 제2회 중간배당금 567,431,029원을 수령하여 1,294,053,629원(16,386,157,340원 - 12,218,838,055원 - 2,305,834,627원 - 567,431,029원)이 남게 되었으므로, 위 금액을 넘는 채권에 한하여 원고의 확정파산채권이 기재된 채권표 및 배당표에 기한 강제집행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2) 직권으로 보건대, 확정된 파산채권이 채권표에 기재되면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것이지만 파산채권에 관한 배당표의 기재에는 그와 같은 효력이 인정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에 대하여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이 가지는 집행력의 배제를 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는 없다 할 것이어서 배당표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피고의 반소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3) 현대생명이 원고에 대하여 상계의 자동채권으로 내세운 출자원리금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음은 앞서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확정파산채권은 원고가 수령한 제1, 2회 중간배당금의 범위에서 소멸하여 13,512,891,684원(16,386,157,340원 - 2,305,834,627원 - 567,431,029원)이 남게 되었다 할 것이고, 피고는 이를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는 채권표에 대한 집행력의 배제를 구할 수 있다 할 것이다.

나. 채권부존재확인청구

(1) 피고는 원고의 파산채권이 일부 소멸하였음을 이유로 위와 같이 그 채권이 기재된 채권표 등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외에 그와 별도로 소멸하고 남아 있는 채권의 범위를 초과하는 부분에 대한 채권부존재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2) 직권으로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확정된 파산채권이 채권조사 후에 발생된 사유로 소멸하였는지 여부 등에 관하여 다툼이 있는 경우에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는 채권표의 기재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하는 것이 분쟁을 해결하는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것이고, 이미 피고는 채권표에 기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청구를 병합하여 제기하고 있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반소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다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6,284,444,496원 및 이에 대하여 배당일인 2002. 6. 3.부터 2003. 5. 31.까지는 민법 소정의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 소정의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당심에서 제기된 피고의 반소 중 채권부존재확인청구 및 원고의 확정파산채권에 관한 배당표에 대한 청구이의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확정파산채권에 관한 채권표에 기한 강제집행은 13,512,891,684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하여 이를 불허할 것이므로 당심에서 제기된 피고의 채권표에 기한 청구이의의 반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심상철(재판장) 전광식 조규현